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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에는
점심으로 얻은 당이 떨어지기도 하고,
소화로 열심히 에너지를 쓴 탓인지
나른해지기도 한다.
공부를 할 때도
어김없이 오후3시가 찾아온다.
꼭 오후 3시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그런 순간은 어김없이 나를 찾아온다.
사람의 집중력은
호수 같지 않고
바다의 파도 같기에
집중력도 높이 고개를 들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바닥으로
미끌어진다.
바로 그 순간,
파도를 온몸으로 상대하려고 하면,
지는 것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높은 파도 위에서 보았던 아름다웠던
태양을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거나
이대로 처음 출발했던 모래사장 밖으로
떠밀려 가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몸은 더 뻣뻣하고 무거워져
수면 아래도 가라 앉는다.
그래서 오후 3시에는 파도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말고
온몸에 힘을 조금을 빼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후 3시가 찾아왔다.
부지런하게도 또 왔구나
그럼 나도 잠시 힘을 빼볼테니
조금 있다 나를 다시 올려줘
꼭 뜨거운 해나 꽉 찬 달을
보지 못해도 좋으니
우리 계속
이 넓은 바다를 여행하자꾸나
내일 또 보자
오후3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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