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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_까만 일기장, 글씨는 별

대답을 해주는 일기장이 있었으면...

by 이랑(利浪) : 이로운 물결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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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릴적 내가 이름을 지어줬던 일기장이 생각난다.

 

'왜 그 일기장에 내 하루를 쓰고나면 마치 답변을 들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을까?'

 

 

아쉽게도 정신없이 시간에 밀려 오다보니

 

지금은 말하는 일기장처럼 동화같은 일은

 

꿈에서 조차 경험하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어른'이 되버렸다.

 

여기서 애매모호한 어른이라는 것은 '나는 아직 대답해줄 일기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아니, 어쩌면 어릴적 나보다 지금 나에게 그런 일기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 크다만 어른은 대답을 해주는 일기장과 같은 사람을 사귀어도 보고

 

대답을 해주지는 않지만 습관처럼 마음이 힘든날에는 묵혀 놓았던 일기장을 꺼내보곤 한다.

 

아니, 일기장을 꺼낸다기 보나는 그냥 그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종이가 일기장이 되곤 한다.

 

그렇게 한참을 꾹꾹 눌러담고 보면 뭔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각박해진 어른놈은 가까운 사람이나 내 눈앞의 종이에도 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한다.

 

가까운 상대이기에 더 이상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과 

 

가벼운 종이가 답변을 해주지 않는다는 무거운 사실을 펜을 잡기도 전에 자각하기 때문이다.

 

 

암튼 그렇게 크다만 어른놈은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았다.

 

아직 새로운 종이와 펜이 익숙하지 않지만 

 

일단 쓰고 본다.

 

하얀 스크린유난스럽게 소리를 내는 키보드가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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